별장 / 최영미
너를 향한 사랑과 미움을 구분할 수 있다면
분개는 분개
그리움은 그리움
맥주캔 따듯 한 번에 터뜨릴 수 있다면
2주에 한번씩 짜주세요!
밟으면
너를 만난 메이와 헤어진 시월을 별도의 기억서랍에 보관한다면.
아름다웠던 날들을 모아 꽃병에 담을 수만 있다면
자급자족하던 지난 여름으로 돌아가고 싶어
당신이 나에게 준 기쁨과 고통을 당신에게 돌려줄 수 있다면
당신 없이는 여름의 가을이나 끔찍한 겨울을 겪을 필요가 없습니다.
더 늦기 전에, 더 늦기 전에
내 노래가 너에게 닿을 때
메마른 세상의 마음을 흔들어 뛰게 할 때
어느 날 우리를 깨우는 봄비처럼
Ahh-ooh- 공중에 메아리칠 수만 있다면…
*원천: 최영미의 시 『꿈의 페달을 밟다』, 창조와 비판1998년
*단편: 1961년서울 출생,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,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.
『서른, 잔치는 끝났다』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.
그의 시는 얼음을 넣은 커피와 같다.
내 말은 그것이 아름답고 추하다는 것입니다.
추악한 것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아름다운 것에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이 그의 시 속에 숨어 있다.
– 도서발표회에서 발췌 –
현실 앞에서 절망에서 벗어나 시인은 새로운 만남을 위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.
달처럼 떠오르는 그의 마음이 말할 수 없는 혀로 당신을 부른다고 합니다.
즉, 진짜 너에게 갈 수 있다면 ‘시’ 같은 다른 가치를 떨쳐버리겠다고 노래할게.
– 출판사 서평에서 발췌 –